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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일기

송구영신 감사성찬례를 즈음해서..

"지금은 어제와 오늘이 흐느끼며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2007년 12월 31일 자정이 되면 나는 속으로 이 말을 되뇌인다.
어제와 오늘이 교차하는 그리고 작년과 올해가 교차하는 순간 말로 표현하지 못할 희열이 있다.

갑자기 IL POSTINO에 나온 주인공의 대사 한 귀절이 생각난다..

네루다 : "자네 그물을 생각하면 어떤 마음인가?"
마리오 : "슬픔이요.."
네루다 : "왜 슬픔이지?"
마리오 : "그물 깃는 아버지의 손이 그렇게 보여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거의 이와같을 것이다.
"메타포" METAPHOR

언제 이 영화를 처음 봤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몇번을 봤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참 많이 보고 또 보고 했던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최소한 5번 이상(특히 번역한 영화는...) 봐야 제대로 대사를 이해하고 화면도 보인다. 내가 남들보다 이해력이 늦어서일까? 그래도 좋다.

2007년 나는 32살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33살이다.
31살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32살에는 생에 처음으로 나의 분신을 만났다.
그리고 서품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33살이 된다.

무엇인가 새롭게 그리고 힘차게 준비해야 할 한해를 맞이한 것이다.
흐느끼며 교차하는 순간이 이제 곧 희열로 다가올 그날을 기대한다.
오늘은 비록 슬펐지만 내일은 다시 웃을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청년들과 학생들이 대거 송구영신 감사성찬례에 참석했다.
눈물겹게 감사하고 기쁘다. 무엇보다 예배를 그리고 하느님의 실존을 우선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도전을 받는다. 그리고 감사한다.
멀리 군대 있는 한 녀석은 문자로 기쁨의 소식을 전한다.

부족한 종에게는 한 없이 감사하고 기쁜일이다.

어서 돌아가야겠다. 사랑하는 아내와 분신이 자고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