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일기

36살 생일을 보내며

אלהים 2011. 7. 18. 02:14
오늘로 만 35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미사집전을 마치고 생일 축하를 받고,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씻고 잠시 큰 녀석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35살 아직도 갈 길이 먼 나인데...
그 동안 지나온 시간을 잠깐 아주 잠깐 돌이켜봤더니...
한 숨이 앞섰다. '무엇인가 뒤통수를 두들겨 맞은 듯한 느낌과 함께'
뭐하고 살아온거야?? 어떻게 살고 있는거야?? 시간은 어디로 가고있는거야??

지금 난 참 편하다. 한 마디로 아무일 없이 살아간다, 아니 그냥 지내고있다.
내35년의 시간이 아니 최근의 모습을 상황을 보면, 난 참 쉽게가고있다. 그래 쉽게 너무나 쉽게, 그렇게 살고 시간을 보내고 숨쉬고 있다.

무서운 것은 내 안의 도전, 삶을 향한 도전, 달음질이 어느 순간 부터인가 멈춰져있는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내 하루가 그냥 그렇게 가는 것은 아닐까??

별 탈도 없지만, 동시에 별 일도 없다. 왜??

흔들리는 불편한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고 성경앞에 섰다. 계속되는 예수님의 비유들을 묵상하는 가운데 섬뜩한 긴장감을 느낀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도전하지않는 나를 보게되었다.
마냥 오래갈 것만 같은 내 하루에 대하여, 그리고 미래에 대하여.

내 삶이 지금 참 편하다. 이 말은 내가 아무런 도전없이 살고 있다는, 아니 그냥 숨만 쉬고 있다는 증거.

내일은 35살 하고 그 첫날이다.
난 무엇에 도전하고 어떻게 살아가려 하는가??

오늘 부터 매일매일 나에게 물어야 겠다.
"네가 보낸 이 하루, 넌 사제로서 무엇에 도전하였고, 그 과정과 그 과정에 대한 네 느낌은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있는가??"

적어도 내 자신에게 만큼은 부끄럽지 말자.
내 머리카락 마져 세시고, 태중에서 부터 기쁨이 넘쳐버려, 죽으심에 이르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그분의 용서와 단호한 심판 앞에 서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