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일기

부제고시..

אלהים 2007. 11. 7. 14:52
대한 성공회는 대학원 졸업 1년 후 부제고시를 치룰 자격을 부여한다.

2006년 2월 대학원을 졸업하고 그해 10월 첫 부제고시를 치뤘다.

대학원시절 졸업시험으로 고생한 나는 여전히 부제고시에서도 고생을 했다.

1차 시험에서 과락..

1차 시험은 2007년 4월에 있었다. 어려서부터 성공회 출신이 아닌 나는 "성공회"라는 말이 들어간 시험은 모두 패스했다. 그러나 "예전학"에서 다시 과락이 결정되었다.

그날 집에 내려오는 길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내 자신에 대한 불만, 아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이제 100일을 향해 달려가는 아들에게 부끄러웠다.

물론 교우들에게도 그러했다.

그리고 다시 11월 5일 3번째 부제고시를 치루었다.

새벽에 우리 교회의 청년과 학생 임원들은 기도회를 갖는다. 첫 기도회가 바로 그날이었다.

내가 시험보러 올라가기에 모여 기도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이것은 역시 나의 기우였다. 우리 청년회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학생 임원들은 새벽 5시 50분 교회에서 모여

교회와 부족한 전도사를 위해 기도해주었다..

생각지 못한 출제경향의 변화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험을 마치고 나온 후

담담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부제고시 패스"




2006년 가을에 나는 무척이나 부제라는 타이틀에 매달렸다. 아무런 목적도 이유도 없이 단지 부제가 되고싶었다.

그리고 2007년 11월 3일 밤 나는 조심스럽게 주님께 물어보았다.

"하느님 제가 축성될 만한 자격이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저는 두렵습니다..."

아무런 대답이 없으시다....

서울에서 내려오기전 출판국 이계우 실장님과 잠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부제가 된다는 것이 이제는 두렵습니다."
"그래도 전도사님,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면서 되어지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많은 위로를 준 말씀이다. 친분도 별로 없는 그분은 언제나 따듯하게 날 맞아 주신다.


오늘도 나는 내 자신에게 그리고 하느님께 묻는다.

"정말 너는 그리스도의 일꾼이 될 준비가 되었는가...."